어른이 되기 위해 필요한 6가지
[살림력, 돈, 건강, 관계, 일, 취미]
공동체에서 벗어나 혼자가 되었을 때 필요한 것. 살림력. 살림이란 무엇일까. 밥과 청소를 잘하면 살림을 잘하는 것일까. '살림'은 우주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백 가지의 지식과 더불어 끝도 없이 팽창하는 것 같다. 일찍 일을 시작하여 첫 직장에서 4년 5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경험을 하고 퇴사했다. 성인이 되고 계속 출근을 했기에 살림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굽기'라는 요리 방법 하나라도 계란 프라이는 가능하지만 생선 굽기는 불가능했고, 처음 끓여본 된장찌개는 애호박을 너무 얇게 썰어 넣어서 건더기의 형체를 알 수 없었다. 성인이 레벨이라면 어른은 무슨 '내 집 마련'과 같은 명예 타이틀 같다.
가끔 살림은 다도茶道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반복적이고 수행적인 몸의 움직임 없이는, 해보지 않고서는 깨닫지 못하는 어떤 것. 고르고 들고 지고 쓸고 닦고 씻고 삶고 썰고 끓이고 굽고 데치고 비우고 채우고.. 하고 하고 하는. 모든 것을 끝내면 아무런 잡념도 없이 결과물과 나만 남는다.
이 모든 것에 익숙해질 뿐 끝과 완성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먼지는 내일도 쌓이고 시장엔 새로운 재료가 넘쳐난다. 정련精鍊에 완성이라는 것이 있을까. 저 마트보다 이 슈퍼가 팽이버섯이 저렴하다거나 세로로 긴 양파보다 가로가 긴 양파가 더 달다는 사실을 안다는 건 밥과 청소를 잘한다는 문장에 속하지 못하지만, 살림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문장에는 포함될 수 있을 것 같다. 빛을 내지 못하는 이름 없는 행성처럼 이름을 가지지 못한 집안일이 너무나 많다. 이름을 가지지 못했기에 존재할 수 없고 공적인 이름에 떠밀려 권력을 가지지 못한다.
나를 둘러싼 의식주를 통제할 수 있는 의식과 건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살아가는 일. 살림.
살림력을 노력해 어른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 듣똑라 솔로1집을 보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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